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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1 (~2010)

강철군화 The Iron Heel, Jack London, 1908

by RosePierrot 2008.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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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을 뒤지다 잭 런던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어디서 많이 듣던 이름인데 하던 차에, 그가 바로 강철군화를 쓴 잭 런던이라는 걸 알게되었다. 그가 쓴 소설 중에 동물을 다룬 소설을 아동용으로 번안해서 파는 모양인데 어떻게 각색해서 파는 지는 모르겠다. 잭 런던의 소설은 레닌도 즐겨읽었다고하니 아마도 그의 책을 나중에 제대로 된 판본으로 읽는 아이들은 -거의 없겠지만- 충격을 받을 거다. 내친김에 아직 읽어보지 못한 <강철군화>를 헌책방에서 구해 읽어보았다.
형제인류애의 시대 - 이천육백년정도가 되나? - 에 발견된 20세기 초반의 에버하드의 원고형태로 된 소설인데, 그 끝도 미쳐 끝내지 못한 형식으로 되어있다. 따라서 지금으로선 과거인 1900년대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지만, 미래의 주석을 살펴보면서 그 이야기의 유토피아형 결말을 살펴볼 수 있다. 우울한 부분은 그의 유토피아가 실현되기까지는 거의 '조선왕조 오백년'의 기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강철군화'는 아주 적은 지분을 노동리더에게 던져줌으로써 체제 유지의 앞잽이로 만들거나, 폭동을 조작하여 체제 내의 이물질을 제거해 나감으로써 왕조의 세월을 누린다. 눈여겨 볼 것은 초반의 에버하드의 여러 연설들인데, 그에 따르면 체제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은 인간의 이기심이다.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전제, 상대의 모든 것을 빼앗아야 계급간의 전쟁은 끝이난다. 하지만 노동계급이 반드시 승리하는 전쟁은 아니다. 노동리더들의 배반에서 볼 수 있듯이, 노동계급이 자기 스스로를 모두 배반하고 노동노예의 길을 선택하는 것으로 막이 내릴 가능성도 충분하다.